호타루의 빛 (Glow of Fireflies, ホタルノヒカリ, 2007)
- 소개
- 최근 20대 여성들 중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히모노온나(干物女)'.... 더보기
- 출연
- 아야세 하루카 (아메미야 호타루), 후지키 나오히토 (타카노 세이이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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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때는 왜 이렇게 항상 뭔가 보고 싶은 게 생기고...
블로그질도 더 자주하고...
아.. 정말... 구제불능.. ㅠ.ㅠ
할 일은 지천에 깔렸는데...
겨우 오늘 자료 하나 정리해서 넘겨줬다고...
안심하고... 드라마를 봤습니다. ㅠ.ㅠ
동생이 예전부터 추천하던 호타루의 빛...
일본 드라마를 왠만한 건 다 섭렵한 동생인지라...
믿고 봤는데...
보는 내내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이건 흡사... " 결혼 못하는 남자 - 여성편? " 이랄까...
연애와는 담 쌓은 호타루라는 여자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회사에서는 스타일 좋고, 일도 잘하는 딱 부러지는 여성이지만...
퇴근 후에는 집으로 직행...
집에서 캔맥주에 오징어~
옷차림은 떨어진 츄리닝.. 티셔츠에는 먹다 흘린 음식자국...
머리는 상투를 틀듯이.. 아무렇게나 위로 묵어올린 머리...
퇫마루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엉덩이를 긁는게 습관...
음식은 인스턴트... 잠은 만화를 보다가... 퇫마루에서 신문지 덮고 자는...
이상한 여자...
이런 호타루의 사랑이야기...
생각보다 무지 즐겁게 봤습니다.
드라마보다가 혼자 미친듯이 웃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사실 최근엔 재밌는 드라마가 없었고... 꽤 전엔 있긴 했지만...
미친듯이 구르고 웃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 아... 아줌마 같다.. ㅠ.ㅠ )
그런데 정말 오래간만에.. 미친듯이 웃으며 봤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 이후로 정말 오래간만... 초강추...
항상 재밌게 보는 드라마는 이렇게 뭔가 공감대가 느껴지는 드라마 같습니다.
금방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능력도... 공감이 되고...
술자리보다.. 집에서 츄리닝을 입고 쓰러져서 쉬는 게 더 좋다는 말도 공감이 됐습니다.
맘에 드는 사람의 문자 하나에도 금방 들뜨고,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오만가지 상상을 하는 점도 공감이 되더군요.
만화를 보면서 쉬는 것도... 조잘 조잘 떠드는 것도... 무딘 것도...
좋아하는 속마음을 표현 못하고... 오히려 퉁명스럽게 대답해버리는 것도...
왜 이렇게 공감가는 것들 투성이인지...
바보 같은 제 모습과 겹치는 것 같아서 정말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 부장님...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 일본 배우... 역시나 잘 생겼더군요.
이게 바로 중년의 미일까... 싶을 정도로... ( 아..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ㅠ.ㅠ )
그런 부장님도... 공감의 대상...
혼자 요리를 한다던가...
휴일에 사무실에 나가서 밀린 일을 하는 모습도...
실연의 상처를 가슴 속에 담고 낑낑거리는 모습도...
가끔 다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할 때면... 이성을 잃고 술을 마셔버리는 모습도...
조금은 자신에게 엄격하게 구는 모습도...
모두 모두 공감..... ㅠ.ㅠ
왠지 여기 저기 공감 투성이...
역시나...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마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힘들었던 긴 사랑이 끝났을 무렵...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그동안 단 한번도 떠올리지 않았던... 오래전 사랑이 떠올랐습니다.
연애하는 동안도... 헤어지는 순간도... 너무 힘들었기에...
꽤 오랜시간 떠올리지 않았고... 사랑이란 걸 하려는 시도도 조차도 안 했더랬죠... ( 물론 능력도 없지만.. )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하나의 사랑이 끝난 뒤...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 시절의 그 사람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래간만에... 풋풋하고... 어설픈... 그래서 더 재밌고... 행복한...
사랑에 대한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에서 처럼... 건어물처럼 메마른.. 감정을.. 촉촉히 적셔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