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회사에 취직한 나에게 재테크는 오직 주식 하나였다.
사실 그 주식조차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간 모아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뿐이었다.
그저 남들만큼 이루기 위해서...
그런 나 조차도 부동산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살 집이니까... 늘 찾아보고 늘 구매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하지만 돈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대출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내가 앞으로 모을 수 없는 금액의 아파트를 사는게 정상적인 사고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그 생각은 잘못됐다는 걸 얼마지나지 않아 폭등장이 오고서야 깨달았다.
매년 한국의 경제는 성장하고, 물가는 매년 오르고 있다는 것...
그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집 값은 더 오른다는 걸 나는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때 샀었어야 하는데 라는 껄무새가 되어 있었다.
그 과정 중에 경기도 변두리에 어쩌다 보니 아파트를 하나 사게 되었다.
당시에는 어디에라도 하나 사야겠다는 마음밖에 없어서 어떤 부동산이 좋은지도 모르고 추천해주는 아파트를 그냥 샀다.
(돌이켜보니 참 용감했고, 운이 좋았다.)
경기도 외곽이다 보니 6년이 지났으나, 서울이나 경기도 주요지역보다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폭등기에 조바심을 덜 내고 버틸 수 있는 마음 한구석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긴 시간동안 운이 좋아 투자도 나쁘지 않았고 덕분에 남들만큼의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보유중인 1주택을 팔고 서울에 아파트로 옮기는 걸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간 아파트 가격은 정말 많이 올라 있었다.
특히 모두가 원하는 서울 1, 2급지에 있는 아파트는 정말 비쌌다.
여기서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서울의 이 아파트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까?
2024년 국감에서 공개된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4100만원이라고 한다.
연봉 4100만원의 세후 소득은 월 2,981,576원...
맞벌이라고 가정하고 정말 아껴 살아서 한 달 지출은 남편의 월급으로 산다라고 가정했을때... (아내 월급은 몽땅 저축)
서울의 중간 아파트 가격인 10억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몇 년을 모아야 할까?
335개월 (약 28년) 조금 넘게 걸린다. (아파트 가격은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하에..)
그래 대기업을 다녀서 연봉이 1억이 넘고, 심지어 대기업 맞벌이 부부라고 가정해보자. (수입 1억 + 1억)
연봉 1억의 세후 소득은 6,423,903원...
한달 지출은 위와 비슷하게 정말 아끼고 아껴서 월 300만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했을때...
101개월 (약 8.5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이건 딩크족 기준이고 정말 아껴서 외식도 안하고 산다는 가정하에... 이야기일 뿐...
현실은 더 많은 지출이 있는게 사실이고 심지어 맞벌이면 아이를 케어하는 비용까지 버는 만큼 더 든다.
즉, 아무리 대기업을 다니고 근무기간이 좀 되서 연봉이 1억이 넘어도... 심지어 맞벌이라도...
부담하기 쉽지 않은 금액임에는 틀림 없다.
지금 이 집 값이 정상일까?
이성적으로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집 값이 정상이던 시절이 있었던가?
흙수저 근로소득자인 우리 입장에서야 저 금액이 비싸보이지만,
내 주변만 봐도... 금수저라 결혼하자마자 신혼집을 강남의 30평대에서 시작하는 30대 직원들도 꽤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인/주식 등을 통해 자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서 집을 샀다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의 상급지에는 이런 사람들이 들어가는 거다라고 생각하면 그 상급지를 떠 받칠 수요는 언제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집 값 양상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유는 갭 투자가 많다.
토허제로 묶여있던 곳이야 그렇지 않았겠지만, 그 외의 지역은 갭투자로 사신 분이 꽤 많다.
내 주변에 부동산 투자를 잘하신다는 분도 갭투자를 통해서 경기도부터 서울 3급지, 서울 2급지, 서울 1급지로 들어왔다.
즉, 지금의 아파트 가격에는 갭... 즉, 세입자의 전세금이 매매 가격을 떠 받치고 있는 구조같다.
그 전세금도 곰곰히 생각하면 전부 세입자의 돈으로 전세를 살고 있을까?
대다수의 서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정부에서 다른 대출대비 싼 가격에 전세금을 대출해주고 있기에 이 대출을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 역시도 전세 대출은 갚지 않고 유지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즉, 전세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그 액수가 줄게 되면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전세금은 낮아질테고...
전세금이 낮아지면 전세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없을테고 주택 가격 상승은 멈출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합리화된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그래 그럼 집 값은 당연히 지금이 고점이겠네.... 라고 나는 나 자신을 합리화 한다.
하지만,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 본다.
강남 대치동에 전세를 사는 사람들도 전세 대출로 전세를 살고 있는 걸까?
전세가율이 50% 수준인데 전세로 떠 받친다는 말이 맞을까?
서울 1, 2급지는 전세 대출로 매매를 떠 받치는 구조가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이러한 생각이 계속 반복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폭등이가 됐다가 폭락이가 됐다가를 반복한다.
과연 지금의 집 값은 정상일까? 거품이 아닐까?
그 결론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지금을 봤을때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생각의 과정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나는 집 값의 정상 여부나.. 향후 집 값의 추세를 예측할 능력이 없다는 거다.
따라서 가용 가능한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집을 사는게 정답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섣불리 집 값이 비싸네.. 정상이 아니네.. 말이 되네.. 마네..
이런건 내 주관적인 감정이 섞인... 내가 원하는 생각이 투영된 나만의 합리화라고 생각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내가 모든 변수를 다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저 받아들이고, 현 시점의 최선을 다하는게 진리라는 생각이든다.
올해는 이 마음으로 집을 사야겠다.
오르고 내리고는 그저 운이라고 생각하고 현 시점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 될거 같다.
새로운 집을 갖게 되면 그 때 후속 포스팅을 해야겠다.
지금의 생각대로 집을 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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