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정말 성실하게... 아침 수영을 가고 있다.
할 일도 다 미뤄두고.. 12시 전에 일찍 자는 센스를 발휘~~
아침 6시 50분 기상!
수영장으로 고고씽..
이 패턴 이다...
( 바로 바른생활 패턴!! )
하지만, 매주 금요일만은 예외...
오늘은 느즈막한 시간에 가주셨다...
좀 기분 안좋은 일이 있어서... 정말 미친듯이.. 힘껏!!
10분간 수영해주셨다. ㅡ.ㅡ;;;;
체력 고갈... ㅡ.ㅡㅋ
풀에 들어가 멍하니 앉아있었다.
내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봤다고 해야하나?? 그냥 고민 조금 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호환, 마마 보다 더 무섭다는... 초딩등장...
그런데 이녀석은 어찌나 귀여운지...
옆에서 계속 알짱거린다....
모른척 하고 있었더니.. 계속 앞으로 온다...
다가오더니.. 대뜸...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 시합을 하자고 한다..
어른스럽게... 자상하고 따뜻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훗! 배틀이냐! " ㅡ.ㅡㅋ
배틀의 결과는... 가뿐하게 ...
패배.. ㅡ.ㅡ;;;
3번 연속 패배.. ㅡ.ㅡ;;
너란 녀석은 물고기냐!!!
반칙을 하기로 했다. 겨드랑이를 간지러주었다... ㅡ.ㅡ;;
그러니 이녀석이 얼굴을 꼬집다 못해 쥐어 뜯는다. ㅡ.ㅡ;;;;
( 으악!!!! )
드디어.. 배틀은 .........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ㅡ.ㅡㅋ
간신히 둘의 배틀이 무사히 종료되고.. 급친해진 우리들은 대화를 시도했다.
나 : " 요즘 사는게 힘들어.. 일도 많고.. "
꼬마 : " 아저씨, 나 운동잘한다. "
나 : " 매일 매일 왜 일이 쌓이는지.. 가끔은 도망가고 싶다니까.. "
꼬마 : " 하지만 공부는 못해.. "
나 : " 휴.. 사는게 다 그렇지... "
꼬마 : " 수영은 이케이케 움직이는거(접영 웨이브) 까지만.... 숨이 안 쉬어져.. "
나 : " 아, 나이는 먹어가는데.. 돈도 없고 여자도 없고... "
꼬마 : (두리번 두리번)
( 대화가 안되자나!!!! ㅡ.ㅡㅋ )
대화를 안드로메다로 전송하던 중...
녀석이 자랑을 시작했다....
꼬마 : " 나 닌텐도 게임기 있다. "
나 : " 나.. 난... 없다.. "
꼬마 : " 포켓몬 게임도 있어.. 나 잘해 그거.. "
나 : " .... "
완전 패배다... 8살짜리 꼬마에게 졌다.. ㅠ.ㅠ
설욕을 해야한다.. 설욕을....
나 : " 나... 난.. 음... 음... 아!! 건담 있다. " ㅡ.ㅡ;;;
꼬마 : " 건담? "
나 : " 응.. 건담!!!! "
꼬마 : " 진짜!! 진짜 건담 있어?? "
나 : ( 훗!! ) 30개도 넘게 있다~~~
꼬마 : " 우와!!!!!!!!!!! 형! 나 하나 주라...
나 : ( 이제껏 아저씨라더니.. ㅡ.ㅡ ) " 뭐 갖고 싶어?? "
꼬마 : " 짱 멋있는 거! "
나 : " 스트라이크 건담 좋아해? "
꼬마 : " 응... 멋있는 건 다 좋아.. "
나 : " 그래.. 연락해 줄께 "
음.. 뿌듯하다... ㅡ.ㅡㅋ
애들을 제압하는데는... 힘도 통하지 않는다..
지식도 통하지 않는다.. 대화 따위 되지도 않는다. ㅡ.ㅡㅋ
오로지 통하는 건.. 만화나 로봇!!!!
그 이후로 꼬마와 나는...
캐로로 중사와 건담, 그리고.. 파워레인져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ㅡ.ㅡㅋ
......
....
...
난 오늘 ........ 오래간만에...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만났다... ㅡ.ㅡㅋ
꼬마와 나
2008. 3. 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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