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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10년 차, 서울 아파트 구매 가능할까?

충격적인 시뮬레이션 결과와 씁쓸한 현실

프롤로그: 내 집 마련, 꿈에서 필수가 되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직장인들의 꿈은 '내 집 마련'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 의미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제 내 집 마련은 막연한 꿈이 아니라 '결혼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가 결혼하던 시절만 해도 자가 마련은 부모님의 지원이 든든한 소수 친구들의 이야기였고, 대부분은 전셋집 하나 구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를 구하면 왠지 또래보다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국내 TOP 5 대기업 10년 차,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과연 대기업에 취직한 사회초년생이 30대 중반까지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봤다.

  • 나이: 26세 취업, 35세 결혼 가정 (10년 근속)
  • 직장: S전자, H자동차, S통신사 등 국내 서열 5위권
  • 직급: 10년 차 과장급 (진급 누락 없음)

AI(Gemini 3.0)를 통해 추산한 10년 치 연봉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세전 총액은 입이 떡 벌어지지만, 중요한 건 통장에 꽂히는 '세후 실수령액'이다.

[표 1] 대기업 10년 차 실수령액 추산 (세후/단위: 만 원)

연차 S전자 H자동차 S통신사
1년 차 6,802 7,443 6,445
3년 차 7,301 7,942 7,729
5년 차 7,800 8,506 9,000
7년 차 8,294 9,000 10,008
10년 차 10,127 11,015 11,608
10년 합계 약 7.9억 약 8.8억 약 9.1억

가장 연봉이 높은 S통신사 기준으로 10년간 약 9억 1천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

시나리오 1: 극한의 '수도승' 모드

먼저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자. 부모님 댁에 거주하며(주거비 0원), 회사 밥을 먹고, 숨만 쉬며 월 60만 원만 쓰는 이른바 '수도승' 모드다.

💡 재테크 가정: 월 6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은 모두 연 6% 1년 만기 적금에 붓고, 만기된 목돈은 매년 연 3% 예금으로 묶어 복리로 굴린다고 가정했다.

[표 2] '수도승 모드' 10년 자산 형성 (월 60 지출)

연차 순연봉(세후) 연간 저축액 누적 총자산
1년 차 6,445 5,725 5,882
5년 차 9,000 8,280 3억 7,689
10년 차 1억 1,608 1억 888 9억 5,661
결과: 9억 5,600만 원.
2025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약 15억 수준이다.
👉 결론: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극한으로 아낀 대기업 맞벌이 부부는 대출 없이 서울 아파트를 사고도 남는다.

시나리오 2: 현실적인 '자취생' 모드

하지만 평생 부모님과 살 수는 없는 법이다. 현실적으로 자취를 하며, 적당히 사람답게 사는 경우(월 180만 원 지출)를 계산해 봤다.

💡 재테크 가정: 동일하게 월 180만 원을 제외한 차액은 연 6% 적금(1년 만기)연 3% 예금으로 재예치하는 복리 방식을 적용했다.

[표 3] '자취생 모드' 10년 자산 형성 (월 180 지출)

연차 순연봉(세후) 연간 저축액 누적 총자산
1년 차 6,445 4,285 4,402
5년 차 9,000 6,840 2억 9,906
10년 차 1억 1,608 9,448 7억 9,056

1인 기준 약 7억 9,000만 원이 모인다. 대기업 맞벌이를 가정하면 약 16억 원이다.
놀랍게도 정확히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15억 원)과 맞아떨어진다.

시나리오 3: 즐기는 '욜로(YOLO)' 모드

마지막으로 인생을 즐기는 '욜로' 모드다. 자차(할부+유지비)를 굴리고 맛집 탐방과 취미 생활을 즐기며 월 280만 원을 지출하는 경우다.

💡 재테크 가정: 씀씀이가 커도 저축은 멈추지 않는다. 남은 돈은 꼬박꼬박 연 6% 적금에 넣고, 매년 연 3% 예금으로 굴렸다고 가정했다.

[표 4] '욜로 모드' 10년 자산 형성 (월 280 지출)

연차 순연봉(세후) 연간 저축액 누적 총자산
1년 차 6,445 3,085 3,169
5년 차 9,000 5,640 2억 3,421
10년 차 1억 1,608 8,248 6억 5,219

월 100만 원을 더 썼음에도 약 6억 5,000만 원이라는 큰돈이 모인다. 맞벌이라면 약 13억 원이다.
조금 덜 아껴도 서울의 괜찮은 아파트(중위 가격 11억 원 이상)를 충분히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소득이 깡패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에필로그: 그들만의 리그, 씁쓸한 현실

글을 쓰기 전에는 "이 월급으로 서울에 집 사기는 불가능하다"라고 결론 내리려 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왜 잠실 신축이 20억을 넘고, 강남 신축이 30억을 호가하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 상위 1% 대기업 직장인끼리 결혼하여(맞벌이), 상위 1% 지역인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과 취업 시장의 '끼리끼리' 문화가 완벽하게 동기화된 결과다.

하지만 이 결론이 마냥 기쁘지 않다. 이 시뮬레이션은 '상위 1% 소득''10년간의 인내'라는 극단적 전제하에 성립하기 때문이다.

  1. 자산의 블랙홀: 대기업 직장인도, 자영업자도 번 돈을 모두 '서울 아파트'에 묻어둡니다.
  2. 잃어버린 30대: 가장 많은 경험을 해야 할 2030 청년들이, 집을 사기 위해 10년간 '수도승'처럼 돈만 모으고 있다.
  3. 박탈감의 사회: 이 레이스에 참여조차 못 하는 99%의 박탈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혹시라도 이 거대한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면? 그때 마주할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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