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몇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어느 날 밤...

형과 나는 올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서 ... 오븐을 구입하기로 했다.
둘 다... 빵 만드는 것을 정말 배우고 싶어서.. 이전부터 살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구매를 하기로 했다.
물론 삶이 궁핍한 이상... 비싼 오븐은 살 수가 없다.

물론 건프라 지르는 돈으로 구매해라!!! 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가치의 문제..

오븐은 젊은 날의 취미요, 호기심이지만....
건프라는 내 삶이요, 목숨인 것이다.

각설하고.. 위즈웰 20L 오븐을 아주 저렴하게 구매했다.
오븐 토스터가 아니다.. 진짜 오븐이다. 진짜 제대로 된 오븐 중에 제일 싼거다. ㅡㅡ;;

사실 오븐요리 까페에.. 이미 오래전부터 가입해서 레시피와 오븐을 조사했던 터라..
고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 사실 사고 싶은 오븐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비싸.. 이건.. 담에 엄마 선물로 사드려야징.. 잇힝~ ^^ )

내 요리 실력은... 음.. 일반적인 남자 수준보다는 낫다고 자부한다.. 물론 나혼자 생각으로.. ㅡ.ㅡ;;
가끔 아주 가끔.. 기분이 내킬때 요리를 할때가 있다. 물론.. 메인 요리 하나만 하지만..
그러나, 맛이 없는 경우는 없다고 자부한다.. 외할머니의 이름을 걸고!!! ( 외할머니 식당하세욤..ㅡㅡ )

그래서.. 그래서... 오늘 저 멀리.. 이마트 근처까지 수영을 갔다오는 길에..
( 새로운 수영장 리뷰는 나중에... )

커피시음 담당하는 아가씨가 이뻐서 아가씨 보려고, (응?)
이마트에 들러서 간단한 재료를 구입했다. 이것저것 필요한 걸 다 사고 싶었는데 사람이 어찌 많은지..
치이고 치여서.. 헷갈려서 대충 구매하고 나왔는데...

버섯이랑.. 올리브를 사지 않았어.. ㄷㄷㄷ
거기다 평소에.. 냉장고에 존재하던.. 식재료도.. 없다... ㅠ.ㅠ

그래도.. 괜찮다.. 여자 친구 만들어줄 것도 아닌데... 우린 남자니까 괜찮아 ㅡㅡ;
( 결과적으로 연구실 후배랑 둘이서 먹었다. ㅡㅡ;; 남자니까 괜찮아!!! )

일단 구매한 물품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재료: 토스트 식빵, 모짜렐라 피자치즈, 치즈가 쏙쏙 들어가 있는 스팸, 콘샐러드, 피자소스, 그리고 사과

없는 재료를 보충하기 위해서.. 냉장고를 뒤져본 결과.. 요즘 행방이 묘연한(??) 모 선배가..가져다 놓은 사과가 있었다. 하나쯤 쓱삭해도 뭐라고 하진 않겠지.. ㅡㅡ;;
( 사과가.. 사과가.. 죽어가고 있다. ㅠ.ㅠ 멀쩡한 녀석으로 Get )

자.. 재료는 모두 준비되었다.
이제.. 만들어 보자.. 일단 버터가 없으니.. 빵에 버터는 바르지 말자. ㅡㅡ;

일단 사과는 모험이니까... 두가지 버젼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1. Normal Mode
2. Extream Apple Mode


< 1. Normal Mode >

먼저.. 빵에 이쁘게.. 피자치즈를 도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좀 넉넉하게, 이쁘게, 꼼꼼하게, 완전 정성스럽게 여자분들 얼굴에 황토팩 바르는거 마냥..  쫙쫙 바른다.
음... 난 대충 발랐다... 남자니까... ㅡ.ㅡ

자.. 이제 치즈, 콘셀러드, 스팸을 올린고.. 바로 오븐으로 직행..
( 배고파서.. 얼렁 먹을려고 사진 찍는 걸 깜빡했어요.. ㅠ.ㅠ extream mode 사진에서 확인하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당히 그럴듯하다... 자.. 이제 온도는 150도, 그릴은 양면(이건 잘몰라서 그냥 양면..), 시간은 15분으로 설정하고 기다리자..

위즈웰 오븐의 경우 다른 오븐보다 온도가 쎄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오븐엔조이 카페)
그래서 일반 오븐의 경우 180도에 15분을 추천하던데...
이건 온도를 좀 낮췄다. (그래도.. 더 쎄게 하면 숯이 될거 같더라는..)
오븐은 온도 조절이 중요한 것 같다. ( 이건 하면서 적정한 온도를 찾으시면 될듯..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해서 완성된 참참표 "Normal Mode 피자 토스트" ...
냠.. 장점이라면.. 넉넉한 토핑? 넘칠듯한 스팸~ 엄청난 치즈~ 뚝뚝 떨어지는 콘셀러드 정도 되겠다.

 
그런데.. 토핑이 부족하니 뭔가 2%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사과를 추가한... Extream mode...
( 근데.. 이런건 약간 녹황색 채소의 컬러가 있어야 뭔가 먹음직해 보일듯 한데.. 그게 없어.. ㅠ.ㅠ )


< 2. Extream Apple Mode >

실망하셨을 줄로 안다. 사진이 딸랑 저거? 죄송하다.. 배고팠다..
그래서 그래서... 다시 만들었다.

일단.. 2007년 일본 후생청 권고안대로.. 상해가는 사과중에서 가장 작고, 가녀린 한떨기 딸기같은(?)..
이쁜 사과로 선별...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부드럽게.. 겉에 걸치고 있던 껍질이란 옷을 벗겨주었다.

그리고 작고 반듯하게 썰어주었다.
Normal Mode를 경험해 본 결과.. 씹는 감(식감)이 좋게 하기 위해서 재료의 크기를 크게 만들어줬는데..
의외로 더 먹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일단 사과를 작게 썰어 놓기로 했다.
다음으로 역시 동일한 크기로 썰어주었다.
이제 재료의 밑준비는 끝이 났다.

그럼 준비한 빵에 피자소스를 발라주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디선가 봤던 사진이라고 생각된다면 그건 착각이다. ㅡ.ㅡ
그리고 이 위에 사과를 올리자. 사과를 먼저 올리는 이유는 과일의 경우 열에 약하기 때문에..
최대한 아랫쪽에 위치시켜 열의 전달을 최소화 시켜서 그 식감을 유지시키려는데 목적이 있다.
( 라고.. 어느 만화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ㅡ.ㅡ )

그리고 그 위에.. 콘셀러드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햄을 올리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햄을 가장 위에 위치시키는 이유는.. 잘 익히기 위해서다.
( Normal Mode에서는 모짜렐라 위에 올려봤기 때문에 비교해보기 위해서 모짜렐라 아래에 올려보았다. -> 결과 : 역시나 햄은 맨 위에 ㅡㅡ;; 만화책에 틀린 말 하나도 없다. )

이렇게 올렸으면 이제.. 모짜렐라 치즈를 뿌리자.
피자는 치즈가 생명이란게 내 지론이기에.. 듬뿍 뿌리자. 완전 듬뿍.. 난 그게 좋던데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오븐으로 직행~
역시나 시간은 15분, 온도는 150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째깍, 째깍... 기다리기 지루하다..
아까 쓰고 남은 사과를 먹으며 기다리면 된다.
사과는 사람의 몸에 상당히 유익한 과일로서 고혈압, 당뇨, 뇌졸증, 심장병 등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다만, 산이 강해서 이빨엔 좋지 않다. 그러니.. 남은 사과 먹고 있자. ㅡㅡ;

구수한 빵 굽는 냄새와 함께.. 땡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참참표 " Extream Apple Mode 피자토스트 " 완성~!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릇노릇 잘 익었다.
다만 밖으로 삐져나온 사과가.. 말라서....
군대에서 먹었던 마파두부의 맛없는 두부처럼 보인다는 것이 단점..

하지만, 치즈속의 사과는 재법 식감도 살아있고, 맛도 상큼~
풋사과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제 시식! 우아하게 한 입..
아.. 맛있다.. 내가 만들어서인지.. 만들면서 기다렸던 그 시간들도 함께 먹는 거 같아서..
체감하는 맛은... 본래 맛의 3배 ( 훗! 빨간사과가 들어가서 3배란 말이다! )

사과 덕분에 너무 느끼하지도 않고, 아삭아삭 씹히는게 맛이 최고다.
아.. 여기에 올리브나.. 버섯만 살짝 토핑됐어도.. 고기가 베이컨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다만, 욕심이 과해서인지.. 토핑을 많이 올리는 바람에.. 적재량 초과로.. 종종 낙과 발생 ㅡ.ㅡ
하지만, 오히려 넉넉해서 나는 좋다.
칼로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커팅해서 먹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먹으면 사실.. 좀.. 더럽게 먹게 된다. 개걸스럽게 ㅡㅡ;

여튼... 2년의 요리 공백기를 감안하면 제법 괜찮았다. 음~
( 자화자찬~ 이런 ㅡ.ㅡ )

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요리를 해주자. 잘 할 필요도 맛있을 필요도 없다.
요리를 먹는 사람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 그것을 먹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 요리엔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면 실력에 관계없이 맛있다. " 고 하셨다.
( " 어머니.. 요즘 저에게 사랑과 정성이 없으신 거군요 ㅡㅡ; " )
나도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반드시.. 음.. ㅡ.ㅡ

오늘도.. 밀린 일 하나도 안하고... 연구실에서 피자토스트나 굽고 있다니.. 털썩.. ㄷㄷ
이러다 쫓겨날거야.. ㅠ.ㅠ

어쨌든... 레시피 그까이꺼.. 끝!!!


written by chamcham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