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차 따위 몰지 않을 테다...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차를 샀습니다. 

정작 엄청난 필요에서라기보다는.. 
여차 저차한 사정에 의해서 차가 생겼습니다. 

차가 생기고 나니... 
좋은 점도 무진장 많이 생기지만... 싫은 점도 많이 생깁니다. 

차가 생기고 나서 변화하는 생활 습관 몇가지를 나열해 보고자 합니다. 

1. 직립보행 거부

태초에 인간이 진화하면서... 
혁명적인 변화는 바로 직립 보행이었습니다. 

호모 엘렉투스... 
직립보행으로 인해 손이 자유로와지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그렇게 오랜 세월 진화해온 결과물인 제가... 
차 때문에 직립보행이 싫어졌습니다. 

그냥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하는 편이 좋더군요... 
담배사러 가게 갈때도 차 몰고 간다는 후배의 말이 와 닿습니다. 

과연 이로서 퇴화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심히 걱정이 되면서도... 
몸이 편하니... 

좋은 게 다 좋은거라고... 마냥 좋기만 하네요.. ㅡ.ㅡㅋ

이건 제 3의 진화.. 호모 싯다운은 아닐지.. ㅡ.ㅡㅋ


2. 물아일체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면... 
여자친구가 어디서 다치면... 속상하고... 
제가 아픈 것 같고... 제 맘이 쓰립니다... 

네가 나이고.. 내가 너다... ㅡ.ㅡㅋ

네... 차가 생기니.. 제 3의 자신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차에 기스가 생기면... 
제 마음에 기스가 생긴 것 같고... 

잠시라도 떨어질라치면.. 걱정되고... 
이것이 바로 물아일체의 경지... 

역시.. 이럴때 필요한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일까요?
하지만 지금 무소유는 절판되면서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서민은 가질 수 없는 물건... 
( 스님.. 일부러 그러신건가요.. 걍 절판하지 말라고 하셨으면 그 가격 그대로 일 것을... 괜히 말해서 사람들이 더 소유하고 싶어해요.. ㅠ.ㅠ )

여전히 물아일체의 경지로... 살아야 한답니다. ㅠ.ㅠ

3. 디테일 업

차량은  건담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일단 겉보기 보다 굉장히 비싼 가격대에 속해 있고... 
비싼 것이 월등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등급에 따른 차이가 확연히 나죠... 

그리고 디테일 업이란 과정을 거치면 같은 제품도 더욱 뽀대가 납니다. 
무엇보다 본래 제품 가격보다.. 디테일 업 가격이 더 비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꾸미다 꾸미다.. 보면... 
결국은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본래의 순정 제품으로 돌아온다는 것이죠... 

이렇듯... 
아직 초보인 전... 꾸미고 싶은 욕구가.. 샘 솟아 오릅니다. 

하지만, 가난하니까.. 아무것도 안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을 인자 3개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참고 또 참으면... 쓸때 없는 돈 쓰는 것도 막을 수 있겠죠... 

일단 지금은... 네비 안사고... 
gps랑 타블렛 pc를 차에 달려고 하는데... 

가격을  생각해보면... 벌써.. 못참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ㅡ.ㅡ;;

4. 국제 정세에 대한 관심

물론 예전에도 국제 정세에 눈꼽만큼 관심이 있었습니다. 

원자재인 국제 유가가 뛰면... 
플라스틱 생산 단가도 높아져서... 
건담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 정도에만 민감했었죠... 

하지만, 차는 좀 더 직접적입니다. 
매달 국제유가 및 수입 유가 환율에 따라서 기름값이 변합니다. 
슬픕니다. 

차가 없었다면... 기름값으로 매달 아이팟 하나씩 살수 있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 더 없이 슬퍼집니다. 

잘 생각해보면... 

차는 애완동물 같습니다. 

주인이 귀여워해주고, 좋아라 해주지만... 이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더욱이 주인은 못 먹고 굶어도.. 이 녀석에게만은 먹을껄 꼬박꼬박 퍼다주죠... 

더욱이 새 주인이 생기면... 
옛 주인은 알아보지도 못해요... ㅠ.ㅠ

어쨌든... 국제 유가와 전쟁.. 그리고 환율... 세계 경제에도... 
급 관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니나라 세금 정책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ㅠ.ㅠ

5. 비오는 거리...

전 곱슬머리라서.. 비오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습니다. 
( 곱슬머리들은 알거야.. 이 슬픔.. ㅠ.ㅠ 직모들은 몰라!!! 흑 ㅠ.ㅠ )

더욱이 비 맞는 것은 더욱 싫죠... 
대학다닐땐 비오는 날 수업은 거의 다 안 들어간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비올땐.. 여자가 만나자고 해도 안나가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차가 생기고는 비가 좋아졌습니다. ㅡ.ㅡㅋ
차 안에서 비오는 거리를 보고 앉아있는 것도 꽤... 기분 좋더군요... 
커피 한잔 하면서.. 앞유리에 떨어진 물방울 때문에.. 번진 풍경은.... 
정말 맘에 들더군요... 

비오는 날이 좋아졌습니다... 


6. 주차 공간의 유무

예전엔 식당에 가면... 
음식이 맛있는가... 분위기가 좋은가가..
최고의 판단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주차장의 유무입니다. 

시내라도 한번 나가면... ㅠ.ㅠ
주차할 곳이 없어서.. 정말 고생하게 됩니다. 

유료 주차장 조차 차 델 곳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 멀리 주차해놓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어딜 가기 전에 주차공간을 꼭 살핍니다. 
더불어 국내 주차공간 부족을 해소할 만한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ㅡ.ㅡㅋ

7. 안티 택시

차가 없을때 택시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어디든 후다닥 가주죠... 

하지만, 운전을 하고 보니... 
택시는.. 도로 위의 무법자였습니다. 

차선 중앙에 걸쳐서 달리는 경우는 예사... 
깜빡이는 장식일뿐... ㅡ.ㅡㅋ

그리고 샤아처럼.... 통상 속도의 3배로 달립니다... 

거기다... 조금만 지체되면 빵빵~~~
깜빡이 넣고 차선 변경하려고 하면.. 

오히려 가속해서... 안 비켜주시죠.. ㅎㅎㅎ

뭐.. 밥 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초보인 전... 움찔 움찔 놀래요... 

그는 도로의 무법자... 

P.S : 안그렇고 멋진 매너의 택시기사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일부의 이야기 입니다. 일부... 
오직 일부... 

8. 노란불의 딜레마

예전엔 신호등의 노란불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운전을 하면서는... 

지나갈때... 켜지는 노란불에 대한 딜레마에 빠집니다. 
가야할까 서야할까... ㅡ.ㅡㅋ

아.. 정말 심각한 딜레마... 

학원에서는 정지선에 서라고 했지만... 
막상 서면... 빵빵거리고 급브레이크 밟는 분들이 가끔 있어서... 

그렇다고 가면.... 
맘이 좀 불안하고... 미리 신호 예측하고 돌아오는 차들 때문에 겁나기도 하고.. ㅎㅎ

대충 상황에 따라서 가는 게 정답인 거 같다는게... 한동안 도로에서 배운 사실.. ㅡ.ㅡㅋ

9. 쇼핑의 변화

일전에 주로 들르던 쇼핑몰은... 
건담샵... 

대형 마트에서도.. 항상 장난감 코너를 빼놓지 않았다면... 

차를 사고 나서는... 
항상 차량 용품을 중심으로 쇼핑몰을 구경하고... 

마트에서도 차량 용품 코너엔 꼭 들른다는... 

쇼핑습관의 변화... 



이 외에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행동 반경이 넓어지고... 평소 멀어서 가지 못했던 곳에 가보게 된다던지... 
맛집에도 가보고...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서... 목숨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던지... 

여러가지...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도.... 아직은.. 재밌네요... 
역시 자동차는 어른 남자들의 장난감이네요... 

남자가..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장난감도... 건담에서.. 자동차로 변해가는 거군요... 


결국....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남자란 동물은 변하지 않는 거였어...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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