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한살 더 먹으니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전화가 오기도 한다...

바로 결혼 정보회사...

요즘 들어 종종 전화가 오긴 하는데...
사실 따지고 들면... 25살이 되던 해부터 왔던 것 같다.

당시... 크리스마스 이틀 전...
전화 한통을 받았다.

" 여기 XX 결혼 정보회사 매니저 ??? 입니다.
이번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크리스마스 솔로 파티를 열려고 합니다.
거기에 참가하시라고 연락드렸습니다.
특별 이벤트라서 돈을 내야하는 건 아니구요.
25세이하의 젊은 분들은 그냥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

라는.. 내용의.. 전화...

" 저기 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ㅡ.ㅡㅋ "
" 그냥 가볍게 오셔서 이쁜 분들 만나고 즐겁게 놀다가 가시면 됩니다. 혹시 여자친구가 있으세요? "
" 아... 네.. "
" 괜찮아요, 그거 얼마나 갈거 같아요.. 오셔서 더 나은 분들 만나보세요.. "
" 아... 전... 부끄럼을 많이 타서 그런덴 좀... 죄송합니다. "

라고 상황 종료...
당시엔 상당히 난감했다... 나이도 어렸거니와...당시 만나던 사람이 시퍼런 눈 뜨고 쳐다보고 있었기에... 

그리고 작년부터... 또다시 또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엔 조금 본격적...

" 네, XX 결혼 정보회사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결혼할 나이가 되셨으니까... 상담해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되세요? "
" 아... 공부... "
" 학생이세요? "
" 아.. 그렇다기 보다... 대학원.. "
" 아, 그러시구나, 그럼 졸업하시면 가입하셔서 이용하세요~ "
" 아... 외국에서 조달 안해도 되나보군요 ㅠ.ㅠ "
" 하하하... 졸업하셔서 준비를 조금하시면 좋은 분 만나실 수 있으세요~ "
" 준비요? 어떤.. "
" 남자분의 경우, 집과 자동차, 그리고 좋은 직업이 되겠죠.. 이것만 갖춰지면 됩니다. "
" 아... 그렇군요.. "
" 그럼 미리 조사 좀 할께요.. 사실 가입하시면 제가 직접 내려가서 만나서 프로필을 작성하는데...
아직 가입하시는 건 아니니까, 전화로 여쭤보고 프로필을 작성해서 보관하겠습니다. "
" 아.. 그러세요.. "
" 키가 얼마세요? "
" 아.. 작은데... 대한민국 여성 표준키보다 좀 큰... "
" 하하하, 괜찮아요. 키 높이 신으시면 되요. "
" ㅡ.ㅡ;;;;;;;;;;;;;; 아.... 그런거 안 신어 봐서.. ㅡ.ㅡㅋ 키가 중요한가요? "
" 아, 그걸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도 계시니까 조사하는 거에요. 사실 중요한건 능력입니다. "
" 아, 직설적이시군요 ㅡ.ㅡㅋ "
" 네! 솔직해야죠, 남자분들도 여자 얼굴 따지시잖아요. 그거랑 같아요. "
" 그럼 얼굴은 잘 생기셨어요? "
" 아... 자기 얼굴 판단은 어떻게 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울을 봤을 때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한데요. "
" 그럼 잘생겼다고 생각하시는군요? "
" 아..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합니다. "
" ㅎㅎ 네~ 그럼 얼굴은 동안이세요? 노안이세요? "
" 음.. 그냥 보통... 늙은 편은 아닌거 같고.. "
" 아.. 네.. 그럼 전공은 뭐세요? "
" 컴퓨터 "
" 아, 좋네요.. "
" 안 좋아요.. "
" 그런데... 질문이... 정말 30살 맞으세요? 목소리가 어린 거 같은데요. "
" 헐... 감사합니다. "
" 사진 하나만 보내주세요. "
" 왜... 왜요? "
" 그냥 동안인지 확인해보려구요 "
" ㅡ.ㅡㅋ "
.
( 중략 )
.
" 그리고,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은요? "
" 아.. 안 뚱뚱하고... 지적인 스타일... ㅡ.ㅡ;; "
" 하하, 특이하시네요. "

이렇게 이어진 대화... 
그리고 회원 등급 중 취직시 가입가능한 등급소개...
각 등급별 회원들의 직업 및 외모 소개 ㅡ.ㅡㅋ

그 이후 이어진 자잘한 이야기들... 

전화 통화 후 깨달은 것... 

1. 사람이 철저히 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2. 짝 찾는게 쉽지 않다.
3. 남자는 돈+직업, 여자는 외모+나이다.
4. 이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맘에 드는 사람을 찾아야겠다.

정도... ㅡ.ㅡ;;;

2008년의 마지막날...
결혼정보회사 매니저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 전화 받은 뒤로 급 우울..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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